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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는 왜 문화재 모조품에 집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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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2-0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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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가 추진 중인 신라대종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종인 성덕대왕신종을 모델로 한 종을 제작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신라천년의 역사를 체험하게 하는 기회를 주고 경주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천년의 도약과 시민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다. 물론 이 사업은 최양식 시장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이 사업에는 30억원(국비 12억5000만원, 도비 3억7500만원, 시비 13억75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구 시청부지에 종각과 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2012년 5월 신라대종 테마파크조성 용역보고회, 올해 6월 신라대종 제작·설치계약(성종사),  9월 신라대종 제작사업 착수보고회 등의 절차를 마쳤다. 하지만 일부 시가지 상인들로부터 설치 장소의 부적정성과 소음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잇따름에  따라 경주시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난항을 격고 있다. 이 사업은 추진계획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큰 사업이었다. 우선 성덕대왕신종, 일명 에밀레종의 모조품을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는 것이었다. 당연히 문화재계 인사들은 물론 대부분의 문화 예술계 인사들은 '정신 나간 짓' 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발상은 원래 종이 위치해 있던 시가지 인근이 아닌 경주박물관에 있고 종 보존을 위해 타종을 않기로 한 결정으로 말미암아 관광객들이 종을 타종 해 볼 수 없다는데 기인했다. 문화계 인사와 상인들 간의 주장과 입장이 다르고 또 시장도 중간에서 표를 의식해야 하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짝퉁 에밀레종, 모조품 에밀레종은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주시에는 모조품 문화재가 몇 있다. 석굴암과 첨성대가 그것이다. 두가지 모조품들은 다름대로 명분을 내세우며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관람하는 관광객들마다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재가 몇백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것도 아니고 경주지역 안에 현존하고 있고 관람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모조품을 재현한 것은 문화재에 대한 모독이며 찬란한 신라문화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구나 경주 지역에는 석굴암 주차장 인근에 대형 종을 설치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
 경주시는 사업추진이 무산된다고 자존심을 상해 할 것이 아니라 투입되는 예산대비 그 성과가 과연 있을 것인지를 냉철히 판단하고 재고하는 것이 옳다. 또한 경주시가 나서서 짝퉁 이거나 모조품인 문화재를 탄생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도 냉철히 판단해야 하다. 문화재청도 모조품 문화재를 만들겠다는 사업을 위해 형상변경 등을 승인해야 하는지 곰곰이 따져 볼 일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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